
중학교 2학년 때였을거다.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노래를 처음 들은 건. 한 여름 뙤약볕에 반짝거리는 마당을 내다보며, 시원한 방에 드러누워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‘지난 날’을 흥얼거리며 불렀었다.
방학을 끝내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함께 ‘지난 날’을 불러댔고, 그 시절의 내 여린 감성을 그의 또 다른 노래들에 실어 불렀었다. 그것도 잠시뿐. 내가 ‘사랑하기 때문에’, ‘그대 내품에’ 등에 익숙해져 조금 더 성숙해질 무렵, 그는 갑자기 내 곁을 떠났다. 너무나 갑작스럽게. 18년전 바로 오늘의 일이다.
그의 모든 노래를 사랑하지만,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더욱 친숙해지는 노래는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. 철없이 순수하던 때에는 ‘지난 날’, ‘사랑하기 때문에’, ‘그대 내품에’ 등이 좋았고, 한참 힘들던 때에는 ‘우울한 편지’가 좋았다.
요즘 내 마음에 와 닿는 노래는 ‘가리워진 길’. 유재하의 단 하나뿐인 유작앨범 중 Minuet을 제외하고는 가사가 있는 곡 중 이 노래가 가장 짧다. 짧은 노래이지만 왜이리 절실함이 느껴지는 것인지. 이 노래로 많은 이들이 힘을 얻을 수 있기를. 또한 그가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기를.
보일듯 말듯 가물거리는 안개속에 쌓인 길
잡힐듯 말듯 멀어져 가는 무지개와 같은 길
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
둘러 보아도 찾을 수 없네
그대여 힘이 되주오
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
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
이리로 가나 저리로 갈까 아득하기만 한데
이끌려 가듯 떠나는 이는 제갈길을 찾았나
손을 흔들며 떠나 보낸 뒤
외로움만이 나를 감쌀 때
그대여 힘이 되주오
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
그대여 길을 터주오 가리워진 나의 길
November 1st, 2005 at 3:55 pm
사랑하기 때문에, 그대 내품에, 우울한 편지는 알겠는데.. 이 노래는 처음 듣는다.. 생각했었거든요. 들어보니 ‘그대여 힘이 되주오~’부분은 들어본 기억이 나네요.
역시 제 머리속에는 큼지막한 지우개가 자리잡고 있는듯^^;;;
November 1st, 2005 at 10:26 pm
좋은 노래, 정말 오랜만에 듣고 가요.
몇년만에 듣는지 기억도 나질 않네요. ^_^
November 1st, 2005 at 11:36 pm
아마 이 노래는 많이들 모를거에요. 그렇게 유명했던 노래는 아니었거든요. 그래도 듣다보면 ‘아!’하는 느낌이 온답니다. ^^
지우개가… 수박만큼은 큰가요? ;-p
November 1st, 2005 at 11:38 pm
그렇죠? 아, 11월에 듣기 딱 좋은 노래같아요~
오늘도 계속 흥얼거리고 있답니다. ^^*
November 2nd, 2005 at 9:42 am
테이프로 사서 늘어지도록 들었던 앨범이군요.
우울한 편지를 듣고 싶은 아침이에요..^^
참, 잘 지내셨죠…?
November 2nd, 2005 at 10:40 pm
어엇? 오늘 우울하셨어요? 날씨가 조금 꾸물하긴 했지만, 기분만은 좋게 가지셨길 바래요. ^^
Daisy님도 잘 지내시는거죠? 전 요즘엔 정말 말그대로 눈코 뜰새없이 바쁘답니다. 연말이라 평가다 뭐다해서 할 일이 정말 많더라구요. 이대로 12월까지는 계속 바쁠거 같아요. 그래도 지금 12월에 저를 위한 깜짝 이벤트를 계획중이라서 조금은 위로가 되요. 힛~ ^^
내일은 날씨도 화창, Daisy님의 마음도 화창(!)해지길 바래요~ ^^*
November 3rd, 2005 at 3:38 pm
추억의 명곡들을 다시금 기억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.
언제 들어도 평안한 노래입니다.
노래가 울려퍼지자 답글을 잠시 멈추고 가사를 보며 따라 불렀습니다.
November 3rd, 2005 at 11:13 pm
아, 잠시 멈추고 가사를 보며 따라부르셨다는 그 느낌이 저에게도 전해져 오는걸요? ^^
이렇게 느낌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게 참 좋아요~ ^^*
November 7th, 2005 at 5:14 pm
나두 이노래 넘 좋아하는뎅^^
유재하 앨범은 정말 버릴노래가 없이 너무나 완벽한
노래들인거 같지?^^
요즘 근데 동훈이가 분위기를 많이잡네…
가을타나?^^
November 7th, 2005 at 10:27 pm
맞아, 맞아! 유재하 앨범은 정말 버릴게 하나도 없지. ^^
음, 내가 요즘 분위기를 좀 잡았나? 흐~ 뭐, 가을이니 좀 봐줘. ^^
그나저나 조만간 맛나는거나 먹으러 가자~~~ ^^
April 1st, 2006 at 12:37 am
유재하
우리들의 사랑
그대 내품에
텅빈 오늘밤
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
Minuet
가리워진 길
지난날
우울한 편지
사랑하기 때문에
옛 노래를 듣고 싶어서 찾다 보니 …
…
April 27th, 2009 at 2:11 pm
I got a LP from my Korean Friend and you can’t imagine how much I love this album~~~
Is this the only album of him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