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중학교 2학년 때였을거다.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노래를 처음 들은 건. 한 여름 뙤약볕에 반짝거리는 마당을 내다보며, 시원한 방에 드러누워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‘지난 날’을 흥얼거리며 불렀었다.
방학을 끝내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함께 ‘지난 날’을 불러댔고, 그 시절의 내 여린 감성을 그의 또 다른 노래들에 실어 불렀었다. 그것도 잠시뿐. 내가 ‘사랑하기 때문에’, ‘그대 내품에’ 등에 익숙해져 조금 더 성숙해질 무렵, 그는 갑자기 내 곁을 떠났다. 너무나 갑작스럽게. 18년전 바로 오늘의 일이다.
그의 모든 노래를 사랑하지만,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더욱 친숙해지는 노래는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. 철없이 순수하던 때에는 ‘지난 날’, ‘사랑하기 때문에’, ‘그대 내품에’ 등이 좋았고, 한참 힘들던 때에는 ‘우울한 편지’가 좋았다.
요즘 내 마음에 와 닿는 노래는 ‘가리워진 길’. 유재하의 단 하나뿐인 유작앨범 중 Minuet을 제외하고는 가사가 있는 곡 중 이 노래가 가장 짧다. 짧은 노래이지만 왜이리 절실함이 느껴지는 것인지. 이 노래로 많은 이들이 힘을 얻을 수 있기를. 또한 그가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러 있기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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